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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질싹에 물을 줬더니 잎 위에 물방울이 맺혔다. 자세히 보니 물방울은 두 잎의 아주 작은 틈 사이로 천천히 줄기에 다다르며 내려가고 있었다. 이 물방울은 절대 똑 떨어지지 않는다. 이 물방울은 잎과 줄기를 지나가며 작은 흙먼지를 같이 담아서 내려간다. 잎에 떨어진 물방울 덕분에 식물이 깨끗해진다. 너무 센 물줄기는 어린 싹을 쓰러뜨릴 것이다.
오늘은 개인적으로 몇년동안 힘들었던 긴 고통의 시간으로부터 해방된 날이다. 정말 기뻤는데 곧이어 울음이 터져나왔다. 그동안 마음 고생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. 바질 위에 떨어졌던 물방울 처럼 눈물이 내 마음 속 남아있는 응어리들을 함께 담아 내려가는 기분이었다.
식물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.
물론 식물보다 주변 사람들의 응원 덕을 많이 봤고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이겠지만, 지금 이 홀가분한 심정을 나눌 사람이 없는데 옆에 식물이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.
앞으로 살면서 또 어려움이 올 것이고 그 순간 내 옆에 아무도 없을지도 모르지만 기댈 곳은 분명히 있다. 그게 식물일 수도 있고 동물 일수도 있고 사물일 수도 있다.
새벽감성 일기가 되어버렸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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